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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ice2015.12.01 01:45




Last chan’s 라스트찬스 항상 마지막인듯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살고자하는 나(찬)의 모토이다. 


<찬>이라는 이름으로써 시작은 2014년이었고 세계여행이라는 몽상을 현실로 끌어내리는데 특별한 시간이었다.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쓴맛을 볼 수 있는 인생공부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너무나 많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나눌 수 있었던 추억이 가득 담긴 시간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헷갈리고 걱정되고 종잡을 수 없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렇게 2014년 12월1일 프랑스로 떠났다. 


아무래도 외국은 처음이고 많이 설레고 좋은 기회들이 있을것이라는 막연함도 가지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설레발을 하기엔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알기에 막연함은 굉장히 현실적인 모습으로 다가왔다. 바로 돈이라는 것 때문이다. 어린나이의 치기가 아니고서야 얼마나 버틸지 모르는 시간들을 계획없이 시작했다는 것도 무모했지만 동시에 돈이라는 양면의 날을 알고있었기에 시작할 수 있었다. 2013년 겨울 나는 Couch Surfing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프랑스인2명, 캐나다인2명, 미국인1명에게 잠시 집을 내주었다. 그들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보다 더 Local적인 것을 만나기위해 나와 만났고 나는 숙박을 내주고 그들은 자신과 자신들의 문화를 이야기했다. 우린 즐거웠고 서로에게 잊지못할 경험과 추억을 남겼다. 그리고 나는 프랑스에 도착하자마자 그들처럼 나와 나의 문화를 이야기하고 숙박을 제공해줄 친구들을 찾았다. 나는 꾸준히 나를 소개하는 것에 익숙해 있었고 단지 언어의 장벽이 조금 존재할 뿐이어서 운이라면 운이겠지만 한명 한명 그렇게 하룻밤, 이틀밤, 1주일. 하루하루 일상을 보낼 수 있었다.

이상하게도 제주도쯤 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많았다면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아무래도 사는 모습이 비슷하니깐 그럴꺼라 생각하며 하루하루 친절한 프랑스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살아갔다. 짧게는 2일 길게는 1주일간 작은 도시들을 이동하며, 만나고, 이야기 나누고, 먹고, 구경하고, 멍때리는 시간들 속에서 가슴한켠의 묻어두었던 질문이 마구쏟아지기 시작했다. 내가 여행을 시작한 이유와 장기적으로 여행을 하는 이유 등에 대해서 말이다. 분명히 떠나기전에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리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다시금 치열한 대답을 원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sns나 blog를 무엇때문에 하고 있는지 생각이 미쳤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는 Couch Surfing을 통해 보다 프랑스적이고 보다 Local적인 그들의 삶속에서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건 그들 모두 평범하지만 꽤나 자기 만족을 위해 살아가기 있다는 것과 남의 시선따위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 또한 그렇게 살고 있다고 자부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찰나의 순간 그건 착각이었다는걸 알게됐다. 오히려 꽤나 남의 시선따위를 신경쓰면서 살지 않았나 싶다. 모든걸 보여주고 피드백받고 이야기하고 나를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였던걸까? 그것은 어느 순간 나를 호기심 넘치는 탐험가로 만들었다는 생각까지 이르렀다. 나는 보여질려고 떠난것일까?

거슬러 올라가 왜 여행을 꿈꿨는지에 대한 질문을 나에게 던졌다. 그건 만족하지 못한 지나온 시간들속의 선택이었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여행하듯 다양한 삶을 살아보는 것이었다. 나의 만족과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나는 꿈꿔왔던 여행에서 만족과 행복을 찾고 있는것인가? 

이 질문은 아침,점심,저녁 심지어 꿈에서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나는 어느 덧 남프랑스 액상프로방스라는 작은 도시에 머물게 되었고 원자력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는 중년의 부부를 만났다. 이 부부는 프랑스와 스페인 사이에 피레네산맥에 있는 작은 별장을 복원하는데 힘을 쓰며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저녁은 서로 1주일씩 번갈아가며 요리를 하면서, 나와 같이 세계여러나라 사람들과 가끔씩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해서 각자의 취미를 즐긴다. 악기, 요가, 그림 등등 이 곳에서 나는 한번도 원자력연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적이 없었다. 물론 잘 이해할 수 없기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걸 빼놓고도 이들의 삶은 굉장히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니깐 돈을 벌기위해 무얼하는지는 사실 그렇게 중요한게 아닐 수 있다는것을 말이다. 나는 돈을 벌기위해 무얼하는지를 중요한 가치를 두고 생각했었던 것 같다. 직업말이다. 어쩌면 그것은  동일시될 수 도 있으며 수단이 될 수 도 있다. 다시한번 질문이 시작됐다.

4일 뒤 이곳을 떠나 아를을 향해 가는 버스에 올라 오래도록 노을을 바라보며 프로방스에서의 좋았던 느낌을 나의 입장에 비추어 답을 내려보았다. 일상을 내가 만족하는 삶을 향해서 꾸준히 가면 된다는 것. 직업만이 20살이후 7년 내내 해온 단 하나의 질문이었다면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질문이 또 하나 생긴것이다. 그날 저녁 아를에 도착해 뉴욕에서 온 미국인연극배우와 프랑스친구 셋이서 각자의 삶을 향해 꾸준히 가고있는 것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분명히 말 할 수 없었다.

겨울이었지만 햇볕이 좋았던 어느 날 아를강에서 지금의 나를 인정하며 다시 답을 내려보았다. 한참동안 벤치에 앉아 생각하고 끄적이고 고민한끝에 나와 마주할 수 있었다. 나는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생산할때 그것이 가치가 있을때 신나고 만족한다는 것. 마침 강바람이 느껴지고 조그마한 시골도시 아를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갈길을 몰라 날뛰던 말의 고삐를 붙잡은 듯 예전에 없었던 중심없이 흔들리는 이 삶을 잡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재료에 대한 궁금증들도 어느 덧 답을 주고 있었다. 이곳의 식재료들 (와인, 치즈, 빵, 올리브, 생햄 등)은 아주 생소하지도 않았지만 그저 신기하지만도 않았다. 왜냐면 충분히 우리의 식재료들 또한 매우 훌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숙박을 제공해준 친구들에게 한국요리를 대접했었고 항상 대화의 주제에 프랑스의 식재료와 한국의 식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단지 문화의 차이일뿐 이었다는 것. 

잠시 조정래의 <소설 창작, 나와 세계가 만나는 길>을 빌려보고자한다.
그는 ‘나와 세계의 일차적 관계를 직시하는 것이 ‘관찰’이고, 거기에서 인과적 관련성을 생각해보는 것이 ‘통찰’이라면, 그를 통해서 아름다운 삶을 실천해 나가기위한 구체적인 발걸음이 ‘성찰’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아름다운 삶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발걸음이 바로 ‘더불어 성찰’의 태도이다. “직시하는 것만이 세계와 내가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얻는다. 직시함은 ‘있는 그대로 세말하게, 끝까지’보는 것이다.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세밀하게 끝까지 보다 보면 거기에서 큰 원리를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관찰이다. 생각의 작용은 통찰이라고 말할 수 있다. 통찰은 어떤 일이나 사물의 앞, 뒤 관계를 한꺼번에 살핀다는 뜻이다. 성찰은 마음속에서 자기를 재발견하고 자기의 삶을 구체화하는 방법이다. 성찰은 실제적으로 눈으로 바라 ‘보는’ 것이 아니고, 머리로 생각해 ‘보는’ 것도 아니며, 오로지 마음의 눈으로 ‘보는’ 것이다. 실제 눈으로 보는 것이 현상, 즉 나의 체험이고 머리로 보는 것은 그 현상의 뒤에 있는 뜻이라면, 마음으로 보는 것은 나의 솔직한 깨달음이다. 성찰은 마음으로 이루어내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삶에서 깨달음을 가질 때 자기가 행복한 길을 찾아갈 수 있다. 깨달음이란 나의 가장 솔직한 내면을 만나는 것이고, 구체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15년 12월1일 한국이다.
핸드폰 개통하면 연락드릴께요. 다들 걱정해줘서 고맙고 많이 보고싶네요.


Posted by 찬Chan
notice2015.07.17 23:59



Posted by 찬Chan
france2015.01.08 19:51



















언제나 그랬던것 같다. 무슨날이거나 기념일 같은게 지나고 나면 왜 그렇게 허무한건지 그저 빠르게 잊혀진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다음날이다. 별다를게 없는 일상은 반복된다. 에스프레소와 크로와상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오늘은 실비가 치즈가게를 보여주겠다며 함께 가지 않겠냐고 묻는다. 빠르게 채비하고 졸졸 뒤를 쫒는다. 연휴라 거리는 한산하다. 중심가로 향하며 아히시아와 에밀리가 다니는 학교와 유치원을 지나쳐간다. 치즈가게가 열었을지 잘 모르겠다던 실비의 생각은 적중했다. 아쉬워하는 나를 보며 실비는 파티시에 가게로 향했다. 말도안되게 달콤해 보이는 쿠키들과 마카롱, 케익이 즐비했다. 군침만 삼키고 있는 나를 보며 실비는 케익 하나를 직접 고르라고 한다. 머뭇거리다가 초콜릿 가득한 케익 하나를 가리켜본다. 실비는 마카롱도 종류별로 사고 쿠키도 몇 가지 고른다. 마치 엄마손 잡고온 어린아이가 된 듯하다.


집으로 돌아와 실비는 점심을 준비한다. 벌써 몇끼를 앉은채 얻어먹는건지...어제 불고기도 안했더라면 나는 완전 민폐남 될뻔했다. 도와줄꺼 없냐며 묻는말에 실비는 당연한 듯이 괜찮다는 말로 답한다. 점심은 스테이크다.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감자와 버터를 곁들인 점심은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식탁에서 한껏 여유로웠다. 


오늘은 하루종일 프랑스어 공부다. 그 동안 미뤘던 단어도 익히고 기본 동사들을 다시한번 익히며 활용해 본다. 그래도 아직도 헷갈린다. 아히시아와 실비가 옆에서 틈틈히 도와주고 발음을 개선해준다. 활용면에선 아직도 한참 뒤떨어지지만 이젠 알파벳은 확실히 알아들을 수 있다. 이것만 해도 큰 성과 아닌가 싶다...생각해본다. 금세 저녁이 됐고 벨기에에서 온다는 친구는 아직도 도로위를 달리고 있단다. 저녁 10시나 되야 도착한다는 말에 우린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고 저녁시간에 가볍게 오전에 사왔던 마카롱과 맥주로 허기를 달랬다.


어제 남은 불고기를 포함해 저녁 준비를 모두 마친 실비는 10시가 넘어서도 안오는 친구를 한참동안 기다렸다. 드디어 차소리가 나더니 벨기에에서 다이렉트로 8시간이 넘는 운전을 하고온 프헝세즈를 만날 수 있었다. 한눈에 봐도 에너지가 넘치는 그녀는 레게음악을 사랑하는 여자다. 함께 온 동승자 왈루(블랙 리트리버)도 반갑게 인사했다. 늦은 저녁이지만 즐거운 저녁식사가 시작됐다. 마치 오랜만에 모인 가족이 만난듯 수다는 계속됐고 프헝세즈는 프랑스어를 공부한다는 나에게 프랑스말을 가르치기 바빴다. 저녁을 먹는건지 소화를 시키는건지도 모르게 시간은 흘렀다. 늦은 저녁이지만 잠은 제 시간에 잔다. 가만히 누워서 오늘을 그리고 어제를 그리고 2014년을 돌아본다. 그렇게 2015년이 다가오고 있었다.

Posted by 찬Chan